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유언장, 현실이 될까?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보안, 의료 등 다양한 분야를 변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디지털 유언장'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유언 내용을 위변조 없이 안전하게 기록하고, 사망이 확인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시스템. 이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유언장의 핵심 개념이다.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세계 곳곳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한 실험과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이 글에서는 블록체인 유언장의 개념, 작동 방식, 가능성, 그리고 한국에서의 현실화 가능성을 알아본다.
1. 블록체인 유언장이란 무엇인가?
블록체인 유언장은 유언 내용을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형태로 작성하여, 변경이 불가능하고 투명하게 저장하는 디지털 유언 방식이다. 사망이 확인되면 스마트 계약이 자동으로 실행되어, 정해진 수신자에게 디지털 자산이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구조다.
즉,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이 유언을 집행하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2.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가?
- 블록체인 상에 유언 내용과 조건(사망 확인, 특정 날짜 등)을 스마트 계약 형태로 기록
- 사망 여부는 외부 데이터를 연결하는 오라클(Oracle) 서비스가 인증
- 사망이 확인되면 자동으로 유산 이전, 메시지 전달, 계정 해지 등 절차 실행
예를 들어, 고인이 소유한 암호화폐를 특정 지갑 주소로 자동 전송하거나, 클라우드 링크와 메시지를 지정된 이메일로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3. 실제 사례는 존재할까?
이미 몇몇 스타트업과 프로젝트들이 블록체인 유언장 관련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 Safe Haven (벨기에): 디지털 자산 상속 플랫폼으로, 사망 후 암호화폐 지갑 복호화 기능 제공
- Heir (미국): NFT와 스마트 계약을 기반으로 유산 자동 분배 기능 실험 중
- Dead Man's Switch Dapp: 일정 기간 활동이 없으면 자동 실행되는 메시지 전송 기능을 제공
아직 법적 구속력은 미비하지만, 기술적 구현은 이미 가능하며, 일부 개인은 이를 이용해 비공식 유언장을 작성하고 있다.
4. 한국에서의 현실성은?
현재 한국은 스마트 계약에 대한 법적 제도화가 아직 미흡하다. 또한 디지털 유언 자체에 대한 법적 인정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블록체인 유언장을 단독으로 활용하는 것은 당장은 어렵다.
그러나 공증 또는 오프라인 유언장과 병행하여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유언장의 원본은 종이로 남기고, 같은 내용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증명 자료'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5. 미래 가능성은 충분하다
향후 디지털 자산의 비중이 커지고, AI와 사망 인증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블록체인 유언장은 현실적인 상속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특히 암호화폐, NFT, 온라인 저작권, 디지털 계정 관리 등은 블록체인 유언장과 찰떡궁합이다.
법적 제도와 기술이 함께 발전한다면, 사망 이후의 디지털 행위를 블록체인이 안전하게 책임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마무리
블록체인 유언장은 아직 법적으로 완전하지 않지만, 미래의 디지털 유산 관리에 있어 가장 유력한 도구 중 하나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유언의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언젠가는 법원 대신 코드가 유언을 집행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부터 디지털 자산과 유언 관리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